아이를 낳기 전 나는 게으른 사람이었다. 밖에서 사람들을 만나서 에너지를 다 쓰고 집에오면, 집에서는 아무것도 안 하고 싶어하는 타입이었다. 약속이 취소되면 오히려 좋았고, 혼자 있는 시간이 편했다. TV를 보거나 휴대폰 게임만 있어도 하루가 금방 지나갈 정도였다. 그래서 정말 해야할 일만 딱 하고 사는 사람이었는데, 육아를 하면서 그렇게 살 수가 없었다. 이 아이는 하루종일 나만 바로보고 있으니깐 게을러질 수도 없고 게을러져서도 안되는 상황이었다.

줄어든 것들, 분명히 있다
육아를 하면서 줄어든 건 생각보다 많았다. 혼자 있는 시간, 친구 만나는 시간, 그리고 나를 가꾸는 시간까지 대부분 시간적인 부분들이 줄어들었다. 예전에는 마음 먹으면 언제든지 나를 위해 시간을 쓸 수 있었는데, 지금은 하루의 중심이 아이가 되다보니 자연스럽게 나에게 쓰는 시간과 돈이 줄어들었다.
외출도 마찬가지다. 예전처럼 내가 하고 싶은 걸 온전히 즐기는 시간이 아니라, 아이 기준에 맞춰 움직이는 시간이 되어있었다. 장소도, 시간도, 일정도 다 아이를 중심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겉으로 보면 " 나를 잃는 것 같다"는 말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
대신 늘어난 것들
하지만 막상 겪어보면 늘어난 것도 분명히 있다. 가장 크게 느끼는 건 인내심이다. 말도 못하는 아이가 이유없이 울고, 잠들 시간인데 안자고, 밥을 잘 먹다가 갑자기 울어버리는 순간들이 반복되다 보면 자연스럽게 참는 힘이 생긴다. 예전의 나였으면 금방 지쳤을 상황인데, 지금은 왜 그럴까? 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부지런함도 많이 늘었다. 예전에는 미뤄도 됐던 일들이 지금은 미룰 수 없는 일이 됐다. 아기 이유식, 수유, 소독, 병원 일정까지 전부 책임져야 하니깐 자연스럽게 몸이 먼저 움직였다.

또 하나 달라진 건 소비 습관이다. 아이를 키우다 보니 " 혹시 모를 상황"을 더 생각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절약하게 된다. 지금 당장 부족해서가 아니라, 앞으로를 대비하는 마음이 생긴다. 이건 육아를 하면서 생긴 변화 중 하나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감정적으로 얻는게 크다. 아이가 나를 보고 웃어주는 순간, 아무 이유 없이 다가와 안기려는 순간, 잠든 얼굴을 보고 있는 순간들. 이런 순간들이 쌓이면서 하루의 피로가 생각보다 쉽게 잊혀진다.
나를 잃는 게 아니라 달라진 것
아이를 낳으면 나를 잃는 것 같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래서 고민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를 잃는 것이 아니라, 다른 모습의 내가 된 느낌에 더 가까웠다. 예전의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고 게으른 사람이었다면, 지금의 나는 누군가를 책임지고 더 부지런하고 무엇보다 더 단단해진 사람이다.

육아를 하면서 포기한 것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그만큼 얻는 것도 많다. 그래서 만약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나는 같은 선택을 할 것 같다.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이 감정과 경험은 다른 걸로 대체할 수 없는 것 같다. 육아가 힘든 건 사실이지만, 나를 잃는 과정은 아니라는 걸 말해주고 싶다. 조금 다른 방향으로 나를 성장해가는 과정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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