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면서 어느 순간부터 낯가림이라는 걸 느끼게 됐다. 우리 아이는 한 5~6개월쯤 되었을 때부터 사람보단 공간에 대한 낯가림이 먼저 시작되었다. 친구들이나 부모님이 우리 집에 와서 아이를 볼때는 크게 울지 않았는데, 우리가 부모님댁을 가거나 친구집을 가면 많이 울었다. 다른 사람에게 안기려고 하지도 않고, 조금 내려놓으면 다시 울면서 나에게만 안겨 있으려고 했다.

낯가림이 처음 시작된 순간
처음에는 공간 낯가림이라고는 생각 못하고 사람을 무서워하는 건가 싶었는데, 가만히 보니 사람보다는 낯선 공간 자체를 더 어려워하는 것 같았다. 집에서는 재밌게 잘 놀다가도 다른 집에 가면 눈에 띄게 예민해지는 게 보였다.
그래서 그 시기에는 무조건 내려놓으려고 하지 않고 내가 계속 안고 있으면서 아이가 먼저 낯선 공간을 구경시켜주면서 긴장이 풀릴 때까지 기다려주었다. 아이가 내려가고 싶어 하는 눈치가 보이면 조금씩 내품에서 내려놓았다. 그럼 약간의 낯설어하는 느낌은 남아있으나 내가 옆에 있으면 울지 않고 잘 놀았다.
공간 낯가림에서 사람 낯가림으로
그 시기가 조금 지나고 나서는 사람에 대한 낯가림이 시작되었다. 예를 들어 할머니가 아기 밥을 주려고 하는데 엄마가 보이지 않으면 나를 찾으면서 울고, 엄마 품에서 먹으려고 했다. 나에게 안겨있으면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서 낯이 풀려야 다른사람에게도 안기곤 했다.

그래서 새로운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면 바로 내려놓거나, 지인들이 아이를 안아보고 싶어해도 양해를 구하고 조금 더 내가 안고 있다가 건네주었다. 내가 안고 있으면서 아이에게 " 이 사람은 누구야, 저 사람은 누구야" 라고 말해주면서 눈에 먼저 익숙해지게 해주었다. 친한 친구들이 아이를 보면 손도 잡아보고 싶어하고 만져보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가 적응하기 전에 바로 안거나 만지면 오히려 더 거부감이 커지는 것 같았다.
아이가 어느정도 공간이나 사람에 적응한 뒤에 자연스럽게 내려놓거나 친구들에게 아이를 안아보게 했다. 그전에는 먼저 눈으로 익히게 하고 아이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는 것이다.
아이가 낯가림에 적응하는 방법
나는 낯가림을 한다고 해서 집에만 계속 있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이에게 너무 스트레스가 되지 않는 선에서 외출도 자주 하려고 한다. 산책을 나가면서 새로운 공간도 보여주고, 지나가다가 아이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들과 가볍게 인사도 해보고 다양한 환경을 경험하게 해주려고 한다.

다행히 우리 아이는 낯을 가리기는 하지만, 사람이나 공간을 아주 무서워하는 정도는 아니었다. 처음에는 낯설어하다가도 시간이 조금 지나면 잘 웃고 노는 편이다.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집에 오면 한 5~10분 정도 지나면 잘 안겨있고, 낯선 곳에 가도 20~30분정도 지나면 적응해서 잘 놀기도 한다.
요즘 아이를 보면서 느낀 게 있다. 자주 보는 사람에게는 낯가림이 훨 씬 덜하다는 것이다. 외할머니는 비교적 자주 보다보니 다른 가족들에 비해 낯이 빨리 풀렸다.
낯가림이 의미하는 성장
아이가 이제 자주 보는 사람, 처음 보는 사람, 매일 보는 엄마,아빠를 구분하고 있는게 보였다. 그걸 보면서 "아이가 정말 많이 컸구나, 잘 발달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낯가림을 한다는 건 그만큼 아이가 정상적으로 발달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한다. 사람을 구분하고, 주 양육자를 인식하고, 익숙한 사람과 낯선 사람을 구별하기 시작했다는 의미인 것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낯가림때문에 걱정하지만 알고보면 자연스러운 과정이라서 걱정할 필요가 없다.

낯가림으로 인해 무엇보다 나에게만 보여주는 아이의 모습이 있다는 게 참 특별하게 다가온다. 집에서 혼자 놀다가도 내가 보이면 해맑게 웃으면서 나에게 다가오는 모습은 다른 사람에게는 잘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그걸 볼 때마다 아이가 나를 얼마나 믿고 의지하는지 느껴진다.
그래서 낯가림을 하는 이 시기도 나에게는 소중하다. 지금은 엄마만 찾고 낯선 사람을 보면 울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런 모습도 점점 사라질 거라고 생각하니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육아에는 정답이 없다고 하지만, 나는 아이에게 너무 스트레스가 되는 상황만 아니면 새로운 공간이나 사람들을 조금씩 경험하게 해주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능하면 산책도 자주 나가고 바람 소리나 나무소리, 새소리 같은 자연의 소리도 들려주면서 새로운 환경을 조금씩 보여주려고 하고 있다.
나와 남편은 아이에게는 이런 작은 경험들이 하나씩 모여서 세상을 알아가는 과정이 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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