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변이 묽은 게 가장 큰 문제였다. 항문농양이 있어서 절개 및 배농술까지 받은 상태였고, 그래서 변을 최대한 빨리 잡아주는게 중요했다. 분유도 바꿨지만, 가장 크게 변화를 준 건 이유식 식단이었다. (항문농양 이야기는 따로 정리해두었다.)
처음엔 그냥 잘 먹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처음 이유식을 시작할 때는 흔히 다들 하는대로 했다. 잡곡도 조금씩 섞어주고, 채소도 골고루 먹이고, 과일도 크게 제한 없이 먹였다. 아이도 잘 먹으니 변도 괜찮아 지겠지 하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변이 계속 묽었다. 기저귀에 흡수될 정도로 물처럼 나오는 날도 있었고, 그 상태가 반복되다 보니 더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항문농양까지 생긴 상황이라 "이건 식단을 바꿔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잡곡부터 끊고, 식닥을 다시 짰다
가장 먼저 한 것은 잡곡을 중단했다. 원래는 오트밀을 쌀에 섞어서 미음을 만들어줬는데, 오트밀을 빼고 찹쌀을 섞어 죽을 만들었다. 비율은 쌀 7, 찹쌀 3 정도로 했다. 찹쌀이 들어가면 죽이 진득해져서 아기들이 거부할 수도 있다고 해서 비율은 8:2 또는 7:3이 적당했다. 확실히 죽이 더 찰지고 변을 잡아주는 느낌이었다. 처음에는 죽을 묽게 시작했는데, 아이가 잘먹어서 8배죽, 7배죽 이렇게 점점 되직하게 빠르게 올렸다.
죽을 따로 정량을 맞추기보다는 직접 끓이면서 농도를 맞췄다. 끓일때는 묽어보여도 식으면서 찹쌀때문에 훨씬 되직해져서 거의 진밥처럼 되었다. 그래서 먹일 때는 너무 되직하다 싶으면 분유태우기 위해 끓였다 식혀놓은 물을 조금 추가해서 농도를 조절해서 주면 된다.
채소를 줄이고, 반응 보면서 조절했다
채소도 많이 줄였다. 처음 이유식을 시작할 때는 아이가 잘먹어서 한끼에 채소 한가지당 20g씩 먹이던 걸 10g을 줄였다. 특히 브로콜리, 양배추, 배추, 비트, 적채 등 변비에 좋다고 알려진 채소들은 식이섬유가 풍부해 변을 더 묽게 만들 수 있어서 더 적게 줬다. 대신 당근, 단호박처럼 비교적 부담없는 채소들의 비중을 조금 더 주기도 했다.

그리고 중요한 건 "채소를 완전히 끊지 않는 것" 이다. 항문농양도 중요하지만 알레르기 테스트도 해야하고 아이가 다양한 재료를 경험하는 것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이도 매일 같은 메뉴만 먹으면 질려서 잘 안먹는다. 그래서 채소도 소량씩 다양하게 먹였다. 다양한 재료를 경험하는 것도 필요하니깐 양만 줄이고 계속 먹인 것이다.
과일과 간식도 다르게 바꿨다.
과일도 그대로 먹이지 않았다. 처음에는 사과를 익혀서 먹였는데, 변이 잡히는 느낌은 있었지만 횟수가 늘어났다. 하루에 2~3번씩 보는 날도 있었다. 사과를 익히면 변이 되직해지는데 도움은 되지만 장활동이 촉진된다고 한다. 그래서 익힌바나나로 바꿨다. 바나나는 확실히 변이 더 잘 잡혔다. 대신 너무 달아서 그런지 밥을 덜 먹으려고 해서, 지금은 바나나 대신 고구마를 더 자주 먹이고 있다.
고구마는 단맛은 있지만 과일만큼 강하지 않아서 밥도 잘 먹고 변도 안정적으로 바나나변이 잘 유지되는 느낌이었다.
간식은 떡뻥이나 집에서 만든 바나나빵, 분유빵도 줘봤지만, 우리 아이는 간식을 많이 먹는 타입은 아니었다. 그래서 간식보다는 식사위주로 먹이고, 고구마는 후식처럼 조금씩 주는 방식으로 바꿨다.
가장 효과있었던 건 " 단순하게 만드는 것"
변이 다시 묽어진다 싶으면 식단을 더 단순하게 바꿨다. "찹쌀죽+소고기" 이렇게만 한 두끼정도 먹이면 다시 변이 잡히는게 보였다. 처음에는 이것저것 다양하게 먹이는 게 좋다고 생각했는데, 우라 이이처럼 장이 예민하나 경우에는 오히려 단순하나 식단이 더 잘 맞았다.

지금도 완전히 일정한 변은 아니다. 어떤 날은 더 질퍽하고, 어떤 날은 바나나처럼 딱 잡히기도 한다. 그래도 예전처럼 물처럼 묽은 변은 더이상 나오지 않는다. 교수님도 변이 잡히면서 상태가 좋아지고 있다고 하셨다. 내가 노력한만큼 결과가 보이는 것 같아서 좋았다. 그래서 나는 이유식을 남들 하는대로 하는 것보단 아이한테 맞게 조절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돌 전에는 이것도 먹여라, 저것도 먹여라 말이 많지만 우리 아이 상태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은 항문 농양이 빨리 좋아지는 게 우선이라서, 그 기준에 맞춰 식단을 계속 조절해주고 있다. 조금 번거롭긴해도, 아이 상태가 좋아지는 걸 보면 이 방법이 우리 아이한테는 맞는 것 같다. 그래서 번거로워도 계속 할 수 밖에 없다.
'육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 8개월아기 하루 루틴 공유(수유/낮잠 시간 정리) (0) | 2026.03.20 |
|---|---|
| 혼자 노는 시간이 조금씩 늘어난 아이 (0) | 2026.03.19 |
| 아기 항문농양, 좌욕부터 수술까지 경험 (0) | 2026.03.18 |
| 아기 사경을 일찍 발견했던 이야기 (0) | 2026.03.18 |
| 아기가 갑자기 우는 이유, 육아하면서 알게된 점 (0) | 2026.03.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