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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항문농양 세번째 이야기(수술 후 경과)

by 육아마미 2026. 4. 11.

수술 후 긴 관리의 시간이 시작되었다.수술이 끝나면 좌욕을 조금 하다가 종료될 것이라는 기대는 저멀리 사라졌다. 좌욕도 하고 변을 바나나똥으로 만들기위해 이유식도 변경해가며 관리하는 날들이 이어졌다.

다시 시작된 좌욕 지옥

수술을 하고 보름뒤에 외래를 보기로 하고 집에 왔다. 그때부터 집에서 좌욕을 하루 4번정도 유지하며, 상처는 최대한 건조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기저귀도 자주 갈아주고 제일 중요한 것은 좌욕 후 충분히 건조시킨 후 기저귀를 차는 것이다.기저귀를 차지 않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사실상 불가능하기에 최대한 자주 갈고 환기 시켜주려고 노력했다. 확실히 아기라서 그런지 재생속도가 너무 빨랐다. 안에 파놓은 구멍에 새살이 다 차기도 전에 절개한 부위의 피부가 붙어버렸다. 그래서 안에 새살이 잘 차고 있는지 다시 변이 새어들어가서 농이 생기지 않는지 보이지 않았다. 좌욕을 열심히하면서 몽우리가 다시 생기는지 확인하는 것말고는 경과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진료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어서 신경쓰이고 긴장됐다. 상처는 괜찮게 아물고 있는 건지, 내가 좌욕이나 관리를 잘하고 있는건지 신경쓰였다. 그리고 좌욕을 하루 4번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이제 아이가 힘도 세지고 활발해져서 가만히 앉아있으려고 하지 않기도 하고 좌욕할 때마다 닦고 로션바르고 옷입히는 과정이 사실 조금 귀찮았다. 왜냐하면 좌욕말고도 육아는 할 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좌욕 지옥이라고 부르는 이유중의 하나는 습진이었다. 좌욕을 하면 습진은 따라다니는 그림자같은 존재이다. 엄마들이 손에 습진 생기는 이유와 같다. 계속 물은 닿으면서 건조한 환경과 습한 환경을 계속 반복하다보니 아이의 배와 등, 그리고 오금과 발목에 습진이 생겼다. 습진은 1~2일만에 사라지는 피부질환이 아니고 기본 2주정도는 이어지다가 피부가 회복을 하는데 습진이 생기는 원인인 좌욕을 중단할 수 없으니 습진이 정말 오래갔다. 그리고 1월 겨울일때라서 건조함의 끝이었다. 로션도 많이 바꿔봤다. 고보습과 진정효과가 좋은 아기 로션을 여러개 사용했었는데 나는 그중에서 약모밀로션과 호호바오일을 섞어서 바르니 효과가 눈에 보였다. 그래서 지금은 좌욕을 하는데도 습진이 재발하지 않고 있다. 내돈내산으로 사본 아기 로션중에 가장 만족하는 제품이었다. 습진 피부가 좋아지는데 약 2개월정도 걸렸다. 좌욕은 정말 힘들고 귀찮은데 좌욕과 습진의 콜라보는 정말 짜증나는 과정이었다. 

수술 후 첫 경과

수술 후 피부 아무는 과정수술 후 피부 거의 다 붙아가는 모습
항문농양 배농술 후 상처 회복되는 과정

한달같던 보름이 지나고 첫 진료를 봤다. 교수님께서 상처는 잘 붙었는데 치루가 진행되는 것처럼 보인다고 하시면서 좌욕 4번하는 걸 유지하고 한 달 뒤에 진료오라고 하셨다. 나는 솔직히 수술하고나서 몽우리가 정말 아주 작게 만져질 만큼 작아지고 다시 커지지도 않아서 기대를 하고 진료를 갔다. 완치를 바라지는 않았고 좌욕을 하루 1~2번으로 줄여주시지 않을까 기대를 했는데 치루가 진행되는 것처럼 보인다는 말에 조금 당황했다. 농양은 많이 작아진채로 호전보이는 것은 맞으니 치루는 별개였던 것이다. 이 누공(항문에서 농양까지 이어지는 길)이 막히지 않으면 언제든지 항문농양이 재발할 수 있기에 막히길 기다려봐야한다고 하셨다. 그래도 최근에 무른변에서 바나나변으로 바뀌고 나서 한번도 무른변이 나오지 않는다고 하니 이렇게만 유지되면 다음 진료때는 경과가 호전되어 있을 것 같다고 하셨다. 

 

시무룩해져서 진료실을 나오니 친정부모님이 위로해주셨다. 그래도 관리를 잘했으니 농양이 다시 생기지 않은 것이라고, 농양이 아직 재발하지 않고 있으니 이제 길이 막힐 차례라고, 한번에 좋아지는 것은 없다며 단계별로 좋아진다는 말이 와닿았다. 내가 너무 큰 기대를 한 것이었다. 좌욕을 그만하고 싶고 줄이고 싶은 욕심에 큰 기대를 한 것이지 아이는 단계에 맞게 회복하고 있는 것이었다. 

집에 와서 좌욕을 하고 로션을 바르면서 수술부위를 확인할 때마다 빨리 낳게 하고 싶다는 조급함이 들지만 느긋해야 한다. 항문농양을 진단받고 좌욕을 시작하는 엄마들에게 긴여정이니 조급해하지말고 그냥 어찌되겠지 라는 마음으로 지내시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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