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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항문농양 네번째 이야기(치루가능성으로 무한좌욕)

by 육아마미 2026. 4. 12.

지난 진료를 보고 하루 4번 좌욕을 하라고 했지만 상황에 따라 3~4번정도 해줬다. 대신 일어나서와 잠자기전에는 꼭 1번씩 해줬다. 왜냐하면 잠들어서 다음날 아침까지 최소 10시간에서 12시간정도 좌욕을 못하다보니 텀이 길어서 아침저녁으로는 꼭 빼먹지 않고 좌욕을 해줬다. 그렇게 한달의 시간이 더 지나고 드디어 또 진료날이 다가왔다. 

나는 또 너무 큰 기대를 한걸까?

한달동안 상처도 완전히 아물었고 주변에 붉고 보르스름한 부분도 많이 살색으로 돌아왔다. 몽우리도 더욱 작아져서 이번에는 좌욕을 1~2번으로 줄이고 한달뒤에 또 봤을 때 괜찮으면 치료 종결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갔다. 사람인지라 기대하지 말자고 생각해도 기대가 되는 건 어쩔수 없는 것 같다. 진료를 보시더니 교수님이 많이 좋아졌다고 하셨다. 지난 진료때 생각보다 치루진행이 되고 있는 것 같아서 걱정했는데 이번에 보니 엄마가 관리를 잘하셨다고 나의 감정을 공감해주셨다. 그래서 난 기대를 더욱 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다음말은 기쁘기도 하고 청천병력같기도 했다. 6개월뒤에 보는데 그때까지 좌욕을 하루에 2번정도 해야한다고 하셨다. 6개월뒤에 보는 것은 좋은 뜻이지만 6개월동안 좌욕을 하는 것은...너무 가옥했다. 내가 당황해서 '6개월동안 좌욕이요...?' 라고 물으니 교수님께서 ' 치루끼가 보이는 것은 단번에 좋아지지 않는다. 지금보다 아예 몽우리가 없고 피부색도 다 돌아와야 한다. 아마 우리아이는 돌쯤되면 항문안에 길이 막힐지 막히지 않을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라고 하시면서 그때쯤보고 길이 계속 남아있고 치루끼가 보이면 치루 수술을 해야할 수도 있다고 했다. 아이에게 마취를 걸고 수술을 하는 건 마음이 너무 안좋지만 좌욕만 생각하면 지금 수술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걸하면 치료가 마무리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은 너무 어린 아이라서 돌까지 지켜보자고 하셨다. 그대신 10분정도 하던 좌욕을 이제 5분정도로 줄여도 된다고 하셨다. 아이가 클수록 좌욕하다가 욕조에서 일어서서 나오려고 하고 가만히 안있어서 힘들었는데 5분으로 줄어서 다행이긴 했다. 

돌아서면 좌욕, 돌아서면 좌욕

진료를 보고 6개월 중 한달반이 흘렀다. 여전히 난 아침,저녁으로 좌욕을 하고 낮에 대변을 보면 추가로 좌욕을 해서 하루에 2~3번씩 해주고 있다. 다행히 습진은 다시 재발하지 않고 있다. 몽우리는 작아진채로 유지중인데 아직 사라지지는 않았다. 아이는 점점 좌욕하는 시간을 지겨워하고 욕조에서 일어나서 여기저기 만져보려고 해서 항상 옆에서 지켜보면서 일어서면 앉히고 일어서면 앉혀야 한다. 엉덩이가 욕조에 담겨야해서 5분이 짧지 않다. 동요도 불러주고 아이와 손으로 물장구치면서 놀아주면서 시간을 보내주고 있다. 처음에는 장난감도 많이 넣어주고 했는데 효과가 그렇게 길게 가지 않았다. 내가 옆에서 놀아주는게 효과가 제일 좋았다. 

항문농양은 좌욕과의 전쟁이다. '항문농양=좌욕'인 셈이다. 고칠 수 있고 언젠가는 끝날 치료인 것에는 너무 감사한 일이지만 좌욕을 6개월째 하고 있는데 앞으로 4개월을 더 해야한다고 생각하니 지겹다.

여전히 오늘도 좌욕중인 아이 모습
오늘도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좌욕하는 아이 모습

좌욕을 해야하면 외출은 어떻게 하나요?

좌욕때문에 외출을 못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나는 외출을 잘 하고 있다. 아이가 생각보다 밖에서 변을 많이 보지 않는다. 아이도 편하고 익숙한 환경에서 변을 누는 걸 선호하는 것 같다. 그래서 밖에서 변을 잘 보지 않지만 드물에 변을 보게 되면 씻길 수 있으면 씻겨주고 안되면 물티슈로 닦아준 후 집에 와서 좌욕을 해주면 된다. 나도 처음에는 변을 보면 좌욕을 해야하는 상황때문에 외출을 삼가했다가 너무 고민이 되서 교수님께 물어봤다. 교수님께서 '그렇게 너무 딱 지켜서 하려고 하면 힘들다. 외출을 하고 외출해서 변을 보면 집에와서 바로 좌욕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것때문에 집에만 있으면 아이도,엄마도 지치고 힘들다.'라고 하셨다. 

 

날이 좋아진 요즘 나는 꽃놀이도 나가고, 피크닉도 가고, 쇼핑도 가고 돌아다니고 있다. 그래야 엄마도 덜지친다. 내 경험 상 햇빛을 보고 바람도 쐬야 엄마도 아이도 마음 건강하게 지낼 수 있었다. 좌욕에만 얽매여서 지내면 쉽게 지치고 우울감이 찾아올 수 있다. 그러니 왜이렇게 회복이 더디지?라고 생각할 시간에 아이와 함께 산책이라도 나가서 커피한잔 하는 걸 추천한다.

치료중에도 외출하며 잘 다니는 아이 모습
좌욕에 얽매이지 않고 피크닉도 다니는 아이 모습

 

항문농양에 대한 정보와 치료과정을 꼭 알려드리고 싶었다. 검색해보면 치료과정이 자세히 적혀있는 글이 없어서 '흔한 병이 아닌가? 왜 우리아이만 이러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병원에 가보면 같은 질병으로 온 아이들이 꽤 많다. 내 주위에 없을 뿐이지 흔하지 않은 질환은 아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항문농양은 엄마가 케어를 잘 못해서 생기는 것이 절대 아니다. 이 말을 꼭 말해주고 싶다. 그냥 생긴 것이지 내가 뭘 잘못했나? 이런 생각은 절대 하지 않길 바란다. 항문농양은 어른들도 생길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누구든 언제든 생길 수 있는 질환이다. 아직 치료가 종결되지 않아 보험청구나 치루수술여부까지 알려드릴 순 없지만 그래도 치료가 종결되면 다시 이어서 적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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