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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항문농양 첫번째 이야기(첫 발견과 진료보기까지)

by 육아마미 2026. 4. 9.

이전에 항문농양에 대해 글을 간단히 적었는데 생각보다 주변에서 그리고 사람들이 궁금해했다. 나도 처음 아기 항문농양을 검색했을 때 발견부터 진단 그리고 치료과정까지 정리된 글이 없어서 궁금한 부분은 많지만 해결이 안됬었다. 그래서 아기 항문농양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적어보려고 한다. 

처음엔 단순한 지방종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육안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 곳이라서 사이즈가 조금 커졌을 때 발견했다. 아이가 대변을 봐서 씻기는 과정에서 무언가 만져졌다. 그래서 다 씻기고 나서 기저귀를 채우려고 눕히고 다리를 들어서 항문 주변을 봤더니 지방종 같은 게 보였다. 나는 정형외과 간호사 12년차 간호사라서 그런지 지방종이 가장 먼저 생각이 났다. 그 이유는 몽우리는 있지만 발적,발열,통증이 없었기 때문에 단순히 지방종이라고 생각하고 영유아검진때 물어봐야지 하고 넘겼다. 아이가 아파하지 않고 대변도 잘보기 때문에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항문농양 처음에 발견한 날
처음 항문주변 몽우리를 발견했을 때 사진

하지만 새끼손톱만하던 몽우리가 엄지손톱정도의 크기로 커졌을 때 '뭐지? 뭔가 느낌이 안좋은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아파하거나 열감,발적은 없었지만 어떤 것이든 사이즈가 커진다는 건 좋은 징후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병원을 가봐야겠다고 생각했고 인터넷에 검색을 해봤다. 많은 글들이 소아과가 아니라 외과를 가야한다고 해서 소아외과로 예약을 하려고 했다니 대학병원에만 소아외과가 있어서 한달 뒤에나 진료를 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일단 가장 빠른 대학병원으로 예약을 해두고 소아외과 간호사로 일하는 지인에게 연락을 했다. 아이의 몽우리 사진을 보더니 항문농양일 수도 있으니 좌욕을 시작하라고 했다. 농양이 커지거나 터지면 치루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고, 그럼 수술까지 해야한다고 했다. 그 얘기를 듣고 농양은 생각도 안했던 나로서는 당혹스러우면서도 갑자기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항문농양과 진료보기 전까지 좌욕생활

항문농양은 여러가지 원인이 있지만 대부분은 아이의 묽은 변이 항문주위의 분비샘으로 들어가면서 염증반응이 반복되면서 농양이 생기는 것이다. 농양이 생기면 몽우리,발적,발열,통증이 대표적인 증상이고 심하면 농양이 터지면서 치루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아이가 대변을 볼때 너무 힘들어 하며 대변보기를 거부할 수도 있는 질환이다. 보존적치료는 좌욕이며 추후 치루로 진행이되면 돌쯤에 치루수술까지 해야할 수도 있다. 경미한 농양은 좌욕으로 좋아지는 경우도 있으나 워낙 재발을 잘하는 질환이라서 치루수술까지 하는 아이들도 꽤 있다고 한다. 묽은 변을 되직한 바나나똥으로 만들면서 좌욕을 유지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그래서 엄마의 관리가 최고의 치료인 셈이다. 여아보다는 남아에게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그 이유는 남자아이들이 분비샘의 분포가 더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변이 묽다고 해서 무조건 항문농양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농양이 계속되면 절개 및 배농술을 중간에 시행할 수도 있는데 이 수술을 한다고 해서 끝은 아니다. 이후에도 변이 묽거나 염증이 생기면 항문농양이 다시 시작되는 것이다. 그래서 잘 관리해야하는 질환이다. 그리고 항문농양은 방치하면 치루로 이어지기 때문에 초기에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우리 아이는 생후 4개월에 처음 발견되어 한달정도 진료 대기를 하고 5개월차에 진료를 봤다. 진료를 보기까지 집에서 하루에 2~3번씩 좌욕을 했다. 아침,저녁으로 좌욕을 하고 중간에 대변을 보면 좌욕을 추가로 해줬다. 대변본 직후에 좌욕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대변을 볼 때 무른 변이 분비샘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직후에 바로 좌욕을 해서 변이 빠지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좌욕은 38~40도의 물에 5~10분정도 담궈두면 되는데 나는 10분꽉채워서 좌욕을 해줬다. 물은 중간에 식으면 다시 따뜻한 물로 바꿔줬다. 

좌욕물에 약을 풀거나 소독약을 뿌릴 필요는 없다. 그냥 따뜻한 물이면 충분하다. 좌욕을 열심히 해서 그런지 더이상 진행되지는 않고 몽우리만 있는 상태로 유지가 되었다. 호전이 없었던 이유는 우리 아이는 변이 계속 묽었기 때문이다. 변까지 되직해 졌으면 더 좋아졌을텐데 변이 너무 물처럼 묽어서 분비샘으로 계속 들어가는 것 같았다. 그래서 몽우리가 작아졌다가 다시 커졌다가 한달동안 반복했다. 그래도 아이에게 통증이 없다는 것에 감사했다. 

병원에서 진단받고 솔직한 마음 

드디어 기다리던 진료날이 되었다. 나는 간호사라서 그런지 대학병원에서 진료보고 검사하고 진단받기까지 하루안에 안된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시간을 줄이고자 진료대기하는 한달동안 영상의학과를 찾아가서 초음파를 미리 검사하였다. 그리고 그 결과지와 영상CD를 가지고 갔더니 진료보는 날 진단과 치료방법까지 다 설명들을 수 있었다. 어린 아이를 데리고 대학병원을 왔다갔다 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에 미리 영상검사를 해서 CD를 가져가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교수님께서 영상을 보자마자 '어머님 항문농양이에요. 항문에서 농양까지 길이 보여요.'라고 말씀해주는데 가장 듣기 싫은 말을 듣는 기분이었다. 제발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는데 상실감이 컸었다. 지금부터 하루에 3~4번씩 좌욕을 하면서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아직 몽우리만 만져지고 발적,발열,통증이 없기 때문에 무른 변만 잡히면 수술없이 좋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하셨다. 내가 걱정하는 표정을 지어서 그런지 '엄마가 진료대기하는 한달동안 좌욕을 열심히 했기 때문에 더 진행이 되지 않고 유지되고 있는 거에요. 엄마 너무 잘했어요' 라고 말씀해주시는데 그 말이 얼마나 힘을 주는지 눈물이 날뻔했다. 솔직히 말하면 남편보다 더 위로를 잘해주셨다. 그리고 걱정할 필요없다고 해주셨다. 치료가 안되는 것도 아니고 나중에 재발하면 치루 수술하면 된다고 하셨다. 지금 바로 수술을 하지 않는 이유는 아직 좌욕으로 좋아질 수 있는 단계이고 아이는 어른의 몸과 달라서 항문에서 농양까지의 길이 자연스럽게 막히는 경우가 많아서 기다려보는 것이라고 했다. 

 

처음에 진단을 듣고는 걱정되고 불안했는데 2~3일 지나고나서는 받아들이고 관리에 집중을 했다. 걱정한다고 달라지는 게 없다는 대분자 T성향의 남편의 말이 들을 때는 서운해도 생각해보니 맞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그때부터는 아이가 아파하지 않게 유지라도 시켜보자라는 마음과 함께 통증이 없음에 감사하기로 했다. 나는 변이 묽은 아이라면 한번씩 항문 주위를 확인해보라고 엄마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왜냐하면 치료과정이 엄청 힘들지는 않지만 좌욕지욕에서 벗어나기 힘들기 때문에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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