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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항문농양 두번째 이야기(수술하게 된 날)

by 육아마미 2026. 4. 10.

첫 진료 후 1~2번정도 외래를 다니면서 좌욕을 3개월정도 하루에 3~4번씩 하루도 빼먹지 않고 지속했다. 동시에 무른변을 잡기위해 분유도 아이엠마더에서 노발락AC로 바꾸고 이유식식단도 변경했다. 이 내용에 대해서는 자세히 적어둔 글이 따로 있어서 참고하길 바란다. 

좌욕하면서 묵묵히 버틴 시간

3개월간 좌욕을 하면서 좌욕이 귀찮기도 하고 외출도 자유롭지 않아서 지칠때도 많았지만 그래도 수술까지 가기 싫어서 매일 꼬박꼬박 챙겨주었다. 그 결과 첫 진료를 본지 2개월쯤 됐을 때 몽우리가 엄청 작아져서 교수님이 너무 좋다고 2개월 뒤에 보자고 하셨다. 그래서 너무 기쁜 마음으로 진료실을 나와서 남편에게 전화를 했다. 남편도 조금만 더 하면 좌욕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엄청 기뻐했다. 내가 귀찮아도 피곤해서 묵묵히 빼먹지 않고 해온 좌욕과 이유식 식단 변화가 빛을 발하는 것 같아서 뿌듯한 하루였다. 하지만 이 기쁜 마음이 일주일도 가지 못했다. 

갑자기 수술을 하게 된 날

항문농양 커지면서 발적생겼을 때
갑자기 농양이 커지면서 발적이 생긴 모습

진료를 보고 3~4일 뒤부터 갑자기 몽우리가 다시 커졌다. 나는 이전처럼 커졌다 작아졌다하는 과정이겠구나 하고 넘겼는데 다시 작아지지 않고 점점 피부색이 변해갔다. 약간의 보라빛? 붉은빛? 처럼 보이는 상태로 몽우리가 커졌다. 좌욕 횟수를 늘려도 소용이 없었다. 그래서 두달뒤의 진료를 앞당겨서 2주만에 다시 진료를 보러 갔다. 교수님이 보시더니 곧 터지겠다며 농양이 갑자기 많이 진행된 것 같다고 했다. 나는 좌욕 열심히 더 하면 되겠지 했는데 진료본 당일 오후에 수술을 하자고 하셨다. 치루 수술은 아니었고 절개 및 배농술(I&D)를 하는 것이었다. 진료실에서는 담담하게 수술동의서를 적고 나왔는데 남편이랑 통화를 하면서 눈물이 터졌다. 수술은 진짜 하기 싫었는데 내가 그렇게 노력해도 이렇게 되니 너무 속상했다. 9kg도 안되는 아이의 몸에 칼을 대는게 너무 싫었다. 

수술은 농양부위를 절개를 하고 농양배농술을 시행한다고 했다. 입원은 필요하지 않고 당일 수술하고 바로 집에가면 된다고 했다. 수술은 10~15분 정도 걸리고 국소마취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당일 수술이 결정된 거라서 언제 수술이 들어갈 지 모른다고 하셨다. 간단한 수술이라서 잠시 수술실이 비면 바로 시행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그때부터 무한 대기였다. 오전 9시30분쯤 진료를 보고 수술은 2시 넘어서 들어갔다. 국소마취라서 금식은 필요없다고 했다 .

 

마음을 가다듬고 당일수술대기실로 가서 아이에게 가장 작은 병원복을 입혔는데 상의만 입어도 하의를 입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옷이 컸다. 그때 마음이 더 아팠다. 이렇게 작은 아이에게 수술실에 들어가는 일이 생기는 것이 짜증났다. 다행히 수액은 필요없을 정도의 수술이라서 옷만 갈아입고 기다리다가 수술을 했다. 수술은 10분이면 끝났다. 마취는 국소마취를 했고 절개를 한뒤에 농양을 배농 즉 제거하는 수술이었다. 환부는 닫지 않고 오픈된 상태로 소독 후 나왔다. 항문 주위에 구멍이 난 환부가 있었다. 이제부터 또 좌욕을 해줘야 한다고 했다. 이렇게 열린 상처가 있는데 좌욕을 하면 너무 따가울 것 같았는데 교수님이 괜찮다고 아이가 힘들어하지 않을 거라고 걱정말고 좌욕하면 된다고 하셨다. 그리고 1~2일은 거즈에 묻어나는 게 있을 텐데 당연한 과정이니 놀라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좌욕을 하면서 시간이 지나면 상처는 붙어갈 거라고 했다. 아이는 어른보다 살성이 좋아서 더 빨리 붙는데 천천히 붙는게 좋지만 이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서 좌욕만 열심히 하고 바나나똥을 나오게 해야한다고 하셨다. 그리고 재발률은 50%정도로 꽤 많으니 재발해도 너무 놀라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다. 

집에 와서 다시 시작된 좌욕 지옥

절개및 배농술 후 상처 모습
절개 및 배농술 후 열린상처 모습

집에 와서 수술소독부위를 제거해보니 생각보다 상처가 컸다. 겉에 상처보다 안에 농양을 파낸 구멍은 더 크다고 했다. 변이 새어들어가지 않고 깨끗한 살로 구멍이 차오르면 가장 좋다고 하셨다. 집에 와서 하루에 3~4번씩 좌욕을 하고 그 후 잘 말려준 후 기저귀를 채웠다. 수술한 부위는 거즈를 덮어두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거즈를 덮고 기저귀를 채웠다. 거즈가 젖으면 좋지 않아서 기저귀는 자주 갈아주고 변을 보면 바로 좌욕을 했다. 그래서 외출이 더 힘들어 졌다. 변을 보면 분비샘으로도 들어갈 수 있지만 환부에도 변이 묻기 때문에 빠르게 좌욕을 해줬다. 이런 좌욕 생활이 계속 이어졌다. 걱정했던 것보다 수술도 빨리 끝났고 아이가 엄청 울긴 했지만 1시간 정도 지나니 진정되고 웃고 밥도 잘 먹고 잘 잤다. 하지만 다시는 하기 싫은 수술이었다. 이후 외래 진료와 수술 경과는 따로 정리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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